타임랩스 time-lapse 촬영의 기초 (1) - 월간 비디오플러스 연재

2012. 9. 16. 19:33Digital Photography

타임랩스 time-lapse 촬영의 기초 (1)

월간 비디오플러스 9월호부터 연재하고 있는 타임랩스 촬영에 관한 글의 원문입니다.

 

 

 

타임랩스란 무엇인가?

 

타임랩스(time-lapse)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진촬영에서 저속 촬영의’라고 나와있다. 정상 속도(real time)보다 빨리 돌려서 보여주는 특수영상기법을 말하는 것이다. 이전에도 비디오 카메라를 이용한 빨리 돌리기가 가능했지만, 동영상이 지원되어 계속적인 촬영에도 열화 노이즈가 발생하지 않는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하면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영상 표현이 가능해졌다. 장시간 노출이 필요한 극지방의 오로라나 밤하늘의 은하수를 영상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동영상을 지원한 최초의 DSLR인 니콘 D90, 2008년 8월 발표, 그 직후 캐논의 5D mark II가 발표되었다.)

 

 

타임랩스의 주요 소재와 용도
 
타임랩스의 주요 소재는 느리게 움직이는 것들이다. real time에서는 움직임이 거의 보이지 않아서 심심한 그림이지만, 빨리 돌림으로써 그 움직임이 극적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시간에 따라 조금씩 움직여 가는 그림자나 구름, 해와 달, 그리고 별과 같은 천체의 움직임, 도심 야경과 노을, 차량 궤적의 움직임 등이 주요 소재이다. 한편, 움직임이 빨라서 real time으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대상을 빨리 돌리면 오히려 촐싹대는 느낌이라 아니한 만 못하게 되기도 하고, 아예 움직임이 없는 대상은 타임랩스로 촬영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예전에 비디오를 빨리 돌리는 수준의 타임랩스는 대개 다큐멘터리에서 시간의 경과를 표현하는 브릿지 장면으로 쓰였는데, 요즘은 모션 컨트롤이나 ‘Day to Night’까지 부드럽게 연결하는 기술적인 발전으로 고품질의 영상이 제작되면서 광고나 예고편 등 짧고 강렬한 시각적 효과가 필요한 곳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보도용으로 사용된 타임랩스의 예 – 이순신 장군 동상 설치 과정

 

 

 

다큐멘터리에서 사용된 타임랩스의 예 - <MBC.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뉴스 인트로에서 사용된 타임랩스의 예 – 백두산 천지의 구름.

(동영상은 여기 클릭)

 

 


다큐멘터리 예고편과 엔딩에서 사용된 타임랩스 - <서해 5도 2011-경계에서>

(동영상은 여기 클릭)

 

 

 

광고에서 사용된 타임랩스의 예 - 한전CF


 

 

프리젠테이션에서 사용된 타임랩스의 예 – 남아공 더반,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용 PT

 


타입랩스를 위한 기본 촬영 장비

 

타임랩스 촬영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디지털 카메라와 삼각대, 그리고 일정 시간 간격으로 셔터를 눌러주는 타이머 기능이 있는 릴리즈가 있으면 된다. 이렇게 간단하고 값싼 장비로도 디지털 카메라의 고화소를 바탕으로 4K 이상의 고품질의 영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 영상 전문가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사진 애호가들도 많이들 촬영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독도에서 촬영 중인 필자의 장비 – 장시간 촬영하기 때문에 튼튼한 삼각대가 필요하다. 돌주머니를 달아 두면 더욱 좋다)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는 타임랩스가 비디오 카메라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을까? 우선 디지털 카메라는 대개 1천만화소 이상이고, 고급 기종은 3천만 화소가 넘어간다, 비디오 카메라는 Full HD라고 해도 1920x1080 해상도는 고작 2백만 화소이다. 이런 해상도의 차이는 화질의 차이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장노출이 가능해서 오로라나 은하수와 같은 어두운 대상을 15~30초의 노출로 담을 수 있다. 고감도 성능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특히 셔터속도를 1/30초 이상의 저속으로 사용하게 되면 영상의 속도감을 변화시킬 수 있어 역동적인 느낌을 표현하기에 좋다.

 

 

(짧은 셔터속도로 촬영한 타임랩스 화면 – real time 보다는 빠르지만 장중한 느낌이다.
동영상은 여기 클릭.)


 

(1초 정도의 긴 셔터속도로 차량 불빛이 궤적으로 나타나게 한 타임랩스 장면 – 궤적이 길게 늘어나면서 빠른 동감이 표현된다. 동영상은 여기 클릭.)

 

 

 

타임랩스, 기본적인 촬영 방법

 

카메라에 삼각대를 장착하고 인터벌 타이머를 이용하여 일정 시간 간격으로 촬영하면 된다. 이때 각각의 장면들이 튀지 않고 일정하게 촬영되려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설정하는 것을 모두 OFF시켜야 한다. 초점도 수동(MF)으로 설정하고, 촬영모드도 수동(M)으로 설정하여 촬영 중 노출이 변하지 않도록 한다. 화이트밸런스, ISO감도 역시 수동으로 설정하고 기타 주변조도 설정, 자동 밝기 최적화 등과 같은 기능도 모두 OFF시킨다. (물론 낮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장면과 같이 노출 변화가 극심한 경우에는 노출을 따라가기 위해 셔터속도와 감도를 변화시켜야 하는데, 이 부분은 상당히 고급 기술이므로 추후 연재하도록 한다)

 

타임랩스 촬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촬영 간격(Interval)의 설정이다. 촬영 간격은 영상의 빨리 돌리는 속도를 결정하는 것이다. 10초 간격으로 촬영해서 24fps로 상영한다면 240배속이 된다. 즉 배속은 촬영 간격(second) × 재생시의 초당 프레임수(fps)가 되는 것이다. 촬영 대상에 따른 적절한 촬영 간격을 설정하는 것이 영상의 느낌을 좌우한다.

 

촬영 간격을 너무 넓히면 움직임이 뚝뚝 끊겨서 보기 좋지 않고, 너무 촘촘하게 찍으면 움직임이 느려져서 재미가 없다. 촘촘하게 찍은 것은 중간 프레임을 들어내어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지만, 듬성듬성 촬영한 것은 늘이기 어렵다. TWIXTOR 같이 슬로우모션을 만들 때 사용하는 플러그인이 있지만 처음부터 적절한 촬영 간격으로 촬영한 영상만큼 되기는 어렵다.

 

대상에 따른 적절한 촬영 간격(Interval)은 어떻게 결정할까? 그것은 촬영 대상의 움직이는 속도와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영상의 속도감(리듬감), 그리고 만들어질 영상의 길이에 달려 있다. 구름이 눈으로도 움직임이 보일 정도로 빠르다면 1초 내외의 짧은 간격으로 촬영하고, 눈으로 움직임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면 5~10초까지 간격이 늘어나기도 한다. 그림자의 움직임을 담는다면 그림자가 빨리 움직이는 아침과 저녁에는 5~15초 정도이지만, 움직임이 느려지는 정오경에는 15초에서 1분 정도로 간격을 넓게 잡는 것이 좋다. 별의 경우에는 대개 15~30초 정도의 간격으로 촬영한다. 빠르게 움직이는 차량의 궤적은 1초 내외의 짧은 간격으로 촬영하는 것이 좋다. 속도감이 느껴지는 장면이라면 촬영 간격을 늘려주고, 장중한 화면이라면 촬영간격을 좁혀서 움직임이 느려지게 한다.

 

어떤 이벤트의 지속 시간을 알고 있고, 이것을 몇 초의 영상으로 압축해야할 경우에는 계산을 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일몰부터 저녁노을까지 2시간 정도의 시간을 15초의 영상(24fps)으로 압축시킨다면, 총 필요한 컷수는 15sec × 24 frame/sec= 360장이 된다. 따라서 2시간에 360장을 찍으려면 1분에 3장, 즉 20초마다 촬영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음 회에는 타임랩스 모션 컨트롤에 대해서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