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본 한반도 - 천체사진이 어려운 이유

2012. 3. 28. 12:14별별 이야기

우리나라 섬 지역은 밤하늘 촬영이 쉽지 않다. 망망대해 가운데의 섬에서는 주변에 광해가 없어 아주 깨끗한 밤하늘을 보여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바다의 습기도 문제지만 고기잡이배들의 불빛 밝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오징어잡이 선단은 어지간한 중소도시 전체의 광해를 능가한다. 어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 빛에 노출되어 타기 때문에 긴소매를 입어야 하는데 시력에도 이상이 온다고 한다. 아래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내려다 본 사진을 보자. 동해 바다의 밝은 불빛들은 서울, 부산 다음으로 밝다.




독도, 제주도, 백령도 등에서 촬영을 해왔지만 은하수가 찬란히 빛나는 별이 쏟아지는 장면은 촬영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나마 동해 보다 서해가 조금 나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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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도 어렵지만 산에서도 강력한 훼방꾼이 있으니 바로 겨울철에는 스키장, 여름철에는 골프장이다. 이들의 야간 조명도 만만치 않다.

광해나 날씨도 문제지만 국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데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문화사대주의다. 일전에 기획 전시 준비로 미팅하는 자리에서 농담 삼아 나온 이야기인데, 강연할 때 외국인 단역 모델 하나 섭외해서 그냥 세워두고 내가 통역자처럼 나가서 이야기 하는 게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한국인이 진행하면 없어 보이기 때문이란다.

배병우 선생님의 사진 앞에서는 나도 저 정도는 찍는다면서도 외국의 변변찮은 작가에게는 수그리고 들어가는 아마추어들이 꽤 있다.

사실 사진이라는 것은 카메라라는 기계를 이용해서 촬영하기 때문에 누구나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장비로 촬영하면 비슷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사진에서는 진정성이 아주 중요하게 평가된다.